
2월 22일 대구마라톤을 앞두고, 장경인대 부상은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2월, 1월.. 제대로 훈련했으면 풀마라톤 기대감에 마음이 상당히 부풀었을텐데,
이럴거면 미리 취소할 걸 그랬나.. 후회만 가득했다.
매일매일 스트레칭하고 주무르고 누르고 쉬어도 차도가 없었다.
이번엔 중둔근은 멀쩡했고, 고관절 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충 눌러봤을때 Tensor Fasciae Latae 부근에 통증이 많았다. 고관절 틀어짐 때문에 해당 부근이 뻣뻣해지거나 뭉치거나.. 염증이 생겼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아무리 풀어줘도 낫지를 않았다.
병원
결국 1월 28일, 병원에 갔다.
김학윤정형외과의원
서울 광진구 자양번영로 34
map.kakao.com
아무래도 달리기를 하지 않는 의사들은 대게 달리지 말고 쉬라고 한다.
그런데 김학윤 센세는 내가 달리지 못할 것 같은데 달리라고 한다.. (그때는 또 아플까봐 심리적으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엑스레이를 찍었고, 체외충격파도 받았다.
체외충격파의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병원에 다녀온 덕분에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게됐다.
엑스레이를 찍을 때였다. 다리 위치를 잡다말고 선생님이 예고없이 대퇴사두를 매우 강하게 누르셨다.
으악!!!!!!!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음~ 괜찮네~~ 풀마라톤 뛸 수 있어요~~~ 걱정마세요~~”
뭐라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대충 여기저기 뭉친 곳이 많으니 잘 풀어주라고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돌아보니 나는 대퇴사두를 풀어본 적이 없었다..
센세가 마자지건을 써보면 좋을거라고 했다. 테라건을 질렀다.
대퇴사두를 테라건으로 조졌다. 상당히 아팠다.

맨 처음엔 선생님이 누르셨던 대퇴사두 윗부분을 조졌다. 한 이틀동안 살짝 건드리면 아플정도로 아팠는데, 이틀 지나니까 괜찮아졌다.
대퇴사두가 풀리고 나니까 다음은 봉공근쯤 어디.. 그 다음은 무릎쪽 장경인대 근처 .. 한 대여섯군대 부위가 이틀씩 간격을 두고 풀렸다.
테라건은 최고다.. 거진 2달을 아파했는데,
한 2주만에 뛸 수 있는 몸이 되었다.
하지만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까지 완전히 장경인대 이슈로부터 멀어지진 않은 것 같다.
스트레칭 귀찮아서 빼먹거나 오래 앉아있다가 달리면 슬쩍 그 통증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한다......
경험적으로 장경인대란게, 무릎부터 고관절까지 (거의 옆구리 근육과 종아리 바깥쪽가지 포함되는 것 같다) 어딘가 특정 부위가 굳거나 뻣뻣해지면, 장경인대가 덩달아 함께 뻣뻣해지고 긴장된다. 그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무릎 바깥쪽에 마찰이 생기면 해당 부위에 염증이 생겨버리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 결론 내린 셀프진단(?) 장경인대 이슈는 거의 대퇴직근? 저 부위에 원인이 있는 것 같다.
다리를 오래 꼬고 앉아있을때 특히 뻣뻣해지는 것 같다.. 내 왼쪽 고관절이 좀 틀어져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인 것 같고..

대구마라톤 풀

1월 28일에 병원을 다녀왔고 2일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저날 5키론가 달렸던 것 같은데 5키로 달리고 숨이 넘어갔다. 몸이 완전히 리셋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대충 10키로 달릴 수 있는 몸으로 끌어올렸다...
이떄 대구마라톤 목표는 완주였다. 목표 기록 같은 건 기대도 안하고 그냥 42키로 안걷고 달릴 수만 있음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
원래 계획은 22일 전까지 30키로 한 네다섯번 뛰는 거였는데..
통증이 사라졌긴 했지만 장거리 훈련 했다가 다시 도져버리면 22일에 아예 달리는 걸 포기하게 될 일이 생길까봐..
8일부터는 20키로만 목표로 잡고 달렸다.
이때 달리기가 정말정말 재미없었다. 억지로 뛰는게 너무 너무 싫었다.
지금 더 달리지 않으면 대회날 쪽팔리게 걷게 될거라는 생각으로 두어시간을 참았다.
그리고 이때쯤 20k가 달려지는걸 보고 목표를 3시간 40분으로 수정했다.
설까지 술도 먹지 않았다. 이때 확실히 느꼈다. 술을 마시는거랑 달리는 거랑 그닥 상관관계는 없는데 (술을 마셔도 웬만큼 잘 달려진다..)
술을 마셔야 유효하게 회복이 된다.
대회날을 복기해보자면...
3시간 40분은 무슨 3시간 30분으로 가자~
하고서 3시간 30분 이내를 목표로 잡았다.
컨디션도 꽤 괜찮았고, 엄마아빠가 아침에 데려다줘서 잠도 나름 충분하게 잤다.
20k까지는 꽤나 재밌고 힘들지 않게 달렸다. 요상태 그대로 밀고 가면 320도 가능하겠는데.. 생각했다.
그리고 26k부터 슬슬 힘빠지기 시작하더니, 330페메를 놓쳐버렸다.
30k 부터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때부터는 한번 멈추면 이제 dnf 아님 10키로를 걸어가야한다....
한시간동안 정신줄만 붙잡고 달렸다.
이때부턴 페이스가 6분 7분대로 떨어졌던 것 같다..
30k 이후로 달리면서 뭔가 깨달은게 있었던 것 같은데 한달지났다고 벌써 다 까먹었다...
어쨌든간 완주는 했다.
장거리 훈련하지 않은 대가를 확실히 느꼈다...
날씨도 너무 더웠고, 후반 코스의 업힐은 욕만 나왔다..
30k 이후에 오바 좀 보태서 한 천명이 나를 제쳐 지나간 것 같은데, 한명한명 나를 제쳐나갈 때마다 --오만함 하는 기분이었다....



대구마라톤 이후에 달리는 자세 관련해서 뭔가 깨달은게 있다면..
이전에는 지면과 부딪히는 발의 모양이라던가.. 이런거에 집중을 했는데,
포어풋이니 미드풋이니 이딴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무슨풋은 걍 힘빼고 달리면 알아서 적당히 맞춰진다.
딱 지금 내 수준에서는 엉덩이와 고관절을 제대로 사용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든다.
작년 여름에는 고관절을 아예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고관절과 둔근 없이 종아리로만 달리다보니 부하가 종아리에만 쌓이고, 그 덕분에 내내 씬스프린트로 고생했던 것 같다.
아직 정확하게 뭐라 설명할만큼 깨닫진 못했는데,
아무튼 지면을 딛을때

이거 신경쓰면서 종아리 탄력 잘 활용하고 거따가 리듬만 잘 잡아주면
케이던스도 알아서 올라가고 페이스나 자세에 맞는 착지법도 만들어지는 것 같다.
K마라톤 하프
작년 MBN에서 달렸던 1시간 26분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아직 작년 11월만큼 몸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그래서 3월은 최대한 10k를 40분 전후로 달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
대회가 잡혀있는 주는 보통 테이퍼링? 달리는 거리와 강도를 확확 줄여주는데, 마침 저 주에는 자해런을 하느라 거리와 강도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대회 바로 전날, 28일에 6k 정도 몸풀기로 달리기를 하는데.. 낮은 강도로 짧은 거리를 뛰는데도 상당히 힘들었다.
쌓인 데미지를 제대로 못풀었구나.. 내일 대회.. 망했군.. 생각했다.
대회장에 도착했더니 광화문 대회치고 사람이 적었다. 나름(?) 쾌적했다.
특히 K그룹은 출발선에서 한 열댓명이 팔벌려높이뛰기 해도 남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했다.
목표 기록은 이전 기록인 1시간 26분을 뚫고, 1시간 25분 59초로 잡았다.
1시간 25분 페이서만 잘 따라가보기로 했다.
내 앞에서 출발한 사람이 한 50명? 도 안됐던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이 않아서 상당히 쾌적했다.
어째저째 달리다보니까 예상했던 기록보다 훨씬 잘 나왔다.
대구마라톤에서 한번 페이서를 놓치니까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크게 느꼈기 때문에...
이날은 페이서만 좇아갔다.
18k에서 페이서가 치고 가세요!!! 얼른 나가세요!!! 외쳤다.
근데 도저히 치고 나갈 수가 없었다.
한 일키로 심기일전하고... 19k에서 치고 나갔다.
이미 19k까지 빡런이었는데, ㄹㅇ 이악물고 더 빡런했다.







간만에 상탈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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