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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속성

99duuk 2024. 4. 21. 23:27

     리스크의 특성 중 하나는 과거 사례가 미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패턴을 찾는 사람들은 새로운 미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이 벌어지면 이 상황을 과거의 일과 묶어 해석할 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세상에는 역사에 없던 최악의 상황이 일어난다. 그리고 투자 세계에서 이를 대비하지 않는 사람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또한 리스크는 정기적인 모습을 가진 채 비정기적으로 나타난다. '평균 10년에 한 번', '평균 30%하락'과 같은 용어는 리스크를 이해하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데이터다. 평균이라는 말처럼 실속 없는 것이 없다. 때때로 평균은 아무 의미가 없거나 사실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스크를 이해한다는 건 패턴과 분석에 의한 가정이 아니라 리스크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욕심은 리스크를 낳는다. 이 욕심이 대중에게 옮겨 붙으면 낙관이라는 거품이 만들어진다. 거품은 폭락을 낳는다. 그러나 자포자기하고 두려움에 떠는 시기가 오면 봄이 오고 해가 뜬다. 이건 굳이 통계나 패턴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인문학적인 지식으로 알 수 있다. 모든 욕심의 끝은 몰락을 품고 있따. 그리고 모든 절망은 희망을 품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예를 들기 위한 가상의 이야기지만 제욱 씨의 사례로 우린 몇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첫째, 100억 원은 거금이지만 일정한 소득을 손실 없이 만들려고 하면 생각보다 적은 돈이다. 반대로 말하면 나에게 230만원의 정기적인 수입이 있다면 100억 원을 가진 자산가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정기적이고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은 보통 그 액수의 100배 규모 자산의 힘과 같다. 그만큼 정기적인 자산은 높은 가치를 가진 고품질의 자산이다. 

      둘째, 돈은 버는 것만큼 지키기도 힘들다. 돈을 잃지 않고 지켜내는 일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버는 것은 기회와 운이 도와주기도 하지만 지키는 건 공부와 경험과 지식 없이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가치다. 

     셋째, 정말 100억 원을 가졌어도 230만 원 급여 생활자의 생활 태도를 넘어서는 순간 재산이 하향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검소하고 단정한 삶을 살아야 한다. 당신은 100억 원을 벌 사람이니 미리 이 지혜를 받아들이기 바란다. 

 

 

 

     빨리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빨리 부자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자수성가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나이 40에 부자가 되는 것도 너무 빠르다. 20대나 30대에 빨리 부자가 된 젊은이들 중에 그 부를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부자가 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50세 이후다. 젊은 시절에 부자가 되면 부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고, 투자로 얻는 이익이나 사업으로 얻는 이익이 더 눈에 보여서 모으고 유지하는 능력이 가진 재산에 비해 약해진다. 결국 다시 가난해질 확률이 높다.

     또한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은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고 있거나 주변에 나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 본질이다. 부는 차근차근 집을 짓는 것처럼 쌓아나가야 한다.

      돈을 버는 기술과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을 골고루 배우려면 나이 50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이 네 가지 능력은 잘 차려진 밥상의 네 다리에 해당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길이가 짧거나 없으면 음식이 많이 차려지는 그 어느 때 와장창 무너지기 마련일 테니 말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을 버리고 종잣돈을 마련해 복리와 투자를 배우고 경제 용어를 배워 금융문맹에서 벗어나야 한다. 

     죽어라고 절약해 종잣돈 1,000만 원 혹은 1억 원이라도 만들어 욕심을 줄여가며 자산을 점점 키워서, 그 자본 이익이 노동에서 버는 돈보다 많아지는 날이 바로 당신이 부자가 된 날이고 경제적 독립기념일이다. 이날을 길이길이 기념해 당신과 가족의 해방일로 삼으면 된다. 이렇게 부자가 되는 사람은 절대로 가난해지지 않으며 부가 대를 이어 발전해나갈 수 있다. 이것이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절대로 빨리 부자가 되려 하지 마라.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이 사실을 가슴에 새기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불변의 진리가 몇 가지 있다. 경제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과 확신은 가장 무거운 벌로 응징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현대 경제 구조 안에서 이 규칙은 불변이다. 

     불교의 ⎡반야심경⎦에서는 '색, 수, 상, 행, 식의 오온의 가합인 나는 공'이라 가르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의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때 오히려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모를 때가 아니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을 때가 위험하다. 심지어 그런 사람은 자신의 예측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면 사람은 조심하고 경계하며 만약을 준비하게 된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개별 투자 자산이나 회사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정보를 모을 수 있다. 또한 그 사실 관계를 확인해서 사람들이 아직 보지 못한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장이 다른 곳으로 갈 때 반대로 갈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시장보다 성공할 수 있다. 

 

 

 

 

    뭘 해도 잘 안되는 사람이 있다. 어렵게 준비해 가게를 차리면 그다음 달에 가게 바로 앞에 도로 공사를 하고 길을 걷다 발목을 다치고 사기를 당하거나 자동차 접촉 사고도 잦다. 본인은 운이 나쁘다 생각하겠지만 이런 일이 잦은 사람은 삶의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급한 욕심에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매장을 열었고, 생각보다 사업이 안되는 상황을 고민하며 급하게 길을 걷다가 구멍 난 보도블럭에 발을 다친 것이다. 어수선하고 부주의한 행동이 모여 자동차 사고로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 재수가 없는 게 아니라 재수가 없는 환경에 자신을 계속 노출시켰기 때문에 이런 불운이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런 사고가 잦아지면 인생이 삶에 경고를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큰 사고가 나기 전에 평소의 모든 삶을 점검해야 한다. 여러 가지 작은 사고가 모여 나중에 큰 사고가 되기 때문이다. 돈을 함부로 대하는지, 쓸데없는 인연이 너무 많지 않은지, 음식은 정갈하고 제때 먹는지, 집안에 들고 남이 일정한지, 남을 비꼬거나 흉보지 않았는지, 욕을 달고 살진 않는지, 이런 모든 면에서 자기 반성부터 해봐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은 음식을 줄이며 절대로 배가 부르게 먹지 말고 진하고 거친 음식을 멀리하고 일정하게만 먹어도 다시 운이 돌아온다. 식사를 제대로 정해진 시간에 하려면 생활이 일정하고 불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시작이다. 그러면 몸이 가벼워지고 운동을 하고 싶으며 걷고 움직이다 보면 생각이 맑아진다. 그제서야 비로소 욕심과 욕망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들고날 때가 보인다. 그제야 비로소 대중이 움직이더라도 참을 수 있게 된다. 많은 인연 속에 가려졌던 진정한 친구도 이때 나타난다. 이때부터는 모든 것이 잘 풀리고 건강도 재물도 인연도 얻게 된다. 

     반면 평소에 항상 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어디 가면 경품도 잘 뽑히고 가위바위보도 잘하고 주차장 빈 자리도 잘 찾는 사람이다. 사업을 해도 어려움 없이 술술 풀리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사실 운이 좋다기 보다 일반적인 사람보다 예리하고 똑똑할 수 있다. 경품 용지를 반으로 접어 넣으니 손에 휘휘 저을 때 펴진 종이보다 걸릴 확률이 높다. 남자들은 바위를 낼 확률이 높고 여자들은 가위를 낼 확률이 높다. 그러니 남자랑 할 때는 보를 내고 여자랑 할 때는 바위를 내면 확률이 올라간다. 손목에 힘줄이 보이면 바위를 낼 확률이 높고, 주먹을 냈다가 진 사람은 다음번에 보를 내고, 보를 냈다가 진 사람은 가위를 낼 확률이 높다. 이런 몇 가지 요령을 쓸데없이 외우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런 짐작을 하지 못하면 그가 그냥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사업을 해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아이템을 잘 찾고 잘 빠져나온다. 뭘 해도 술술 풀리는 것 같다. 남이 보기엔 운이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많은 공부와 관찰의 결과다. 

     이런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이다. 운이 좋다는 주변의 칭찬에 실제로 본인도 그렇게 믿는 순간,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 자신의 운을 믿고 불확실한 결과에 대담성을 보여 무모한 투자에 뛰어든다. 때때로 성공하기도 해서 모두의 부러움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관찰과 학습을 벗어난 운이다. 운은 절대로 반복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허물어버릴 수 있다. 자기 자만에 빠지는 순간, 개연성이 전혀 없는 일에 확신을 가지며 운을 실력이라고 믿고 추측을 지식으로 생각한다. 모든 상황이 잘 풀릴 때는 운도 실력처럼 보이지만 운은 불규칙적이다. 

     따라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일정한 시간에 과하지 않게 정갈한 식사를 하라고 권한다.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의 가장 많은 핑계거리는 소득이 적어서 쓸 돈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하지만 쓸 돈이 모자라게 된 이유는 미래 소득을 가져다 현재에 써버렸기 때문이다. 이 현재가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로 쌓이며, 종국에 현재와 과거 둘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태가 돼버린 것이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은 자기 자신이다. 

     쓸 데는 많은데 수입은 적고 그나마 남은 돈도 투자하기엔 너무 적은 돈이라 생각해서 전혀 모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급여가 많아져도 결국 똑같은 말을 한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도 더 많아지고 미래 소득, 즉 카드를 여전히 사용한다. 급여가 아주 많거나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도 여전히 똑같은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이건 수입 규모가 아니라 생활 태도의 문제다. 

(…)

     물건을 부주의하게 다루는 사람도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한다. 물건이나 상품이 무생물이라는 생각에 함부로 다룬다. 그러나 모든 물건은 자연에서 나온 재료와 인간의 시간이 합쳐져 생겨난 생명 부산물이다. 모두 생명에서 온 것이다. 오랫동안 쓰는 물건이나 밖으로 가지고 다니는 물건에는 예쁜 스티커나 레이블 머신을 이용해 자기 이름을 붙여놓는 것이 좋다. 주인의 이름을 단 물건은 그 순간 생명을 가진다. 설령 잃어버려도 꾸역꾸역 주인을 찾아온다. 집 안에 가져올 땐 정해진 자리에 놓고 사용 후에 청소나 관리가 필요한 물건은 즉시 닦아서 손상을 막고 사용 후에 청소나 관리가 필요한 물건은 즉시 닦아서 손상을 막고, 가끔씩 쓰거나 계절마다 쓰는 제품은 정갈하게 포장해서 먼지가 닿지 않고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부는 물건이라도 존중하는 사람에게 붙는다. 재물의 형태는 결국 물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018년 ⎡경제금융용어 700선⎦ 이라는 책자를 발행했다. 국민에게 올바른 경제 개념을 알리고 금융 이해도를 높이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경제에 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우려는 것이다. 해당 파일은 한국은행 사이트에 가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런 용어는 실제 경제활동을 하며 사는 모든 현대인이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 교육이 고등학교 정규 과목에 편입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예전에는 시골에 살던 노인들 중에 어떤 분들은 글을 읽지 못해 아들에게서 오는 편지를 집배원이 읽어드리곤 했다. 글을 모르는 중세시대 유럽인은 성직자가 읽어주는 성경의 해석과 가르침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책을 볼 수 없으니 신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글을 모르는 문맹은 서럽고 가난한 삶을 살게 된다. 컴퓨터 문맹도 마찬가지다. 현재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법을 모르면 그 어디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 배달 일도 구하지 못한다. 배달 기사들은 몇 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쳐다보며 업무를 처리한다. 이동은 일의 한 부분일 뿐이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모르면 정보 세계인 지금 세상에서 낮은 하층민으로 살 수 밖에 없다. 요즘은 스님도 카톡을 하고, 목사님도 페이스북을 해야 신도들과 교류가 가능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글을 모르는 문맹이나 컴맹 외에 금융 문맹도 마찬가지다. 금융 지식은 생존에 관련된 문제다. 앨런 그린스펀은 "글을 모르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 무섭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맹(금융 문맹)인 사람은 자산을 지키고 늘리는 데 있어 무너진 성벽을 지키는 성주와 같은 신세다. 내 재산을 남들이 가져가려 해도 지키지 못하고 뺏어가도 뺏어간줄도 모른다. 재산을 모으려 해도 내 가치와 상대의 가치를 모르니 매번 터무니없는 값을 지불하거나 헐값에 넘기기 일쑤다. 그래서 실제 생활에서는 문맹이나 컴맹보다 더 비참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자신의 성벽을 쌓아 남들로부터 (…)

 

 

 

     현대인들은 삶의 가치를 부의 축적보다 중요시 여긴다. 나 역시 삶의 가치가 부의 축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의 진의는 항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대개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무엇이 삶의 가치인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둘째,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셋째, 자신이 부자가 되리라는 자신이 없다. 

   많은 사람이 돈보다는 자유를 원한다고 말한다. 삶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자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경제사회의 틀 안에서는 자유를 얻으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직장으로는 부족하다. 사업체는 수시로 변하고 어떤 대기업도 5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삶의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내 인생 전체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를 활용해 내 남은 미래 전체에 자원을 분배해야 하는 책임이 나에게 있다.

     또한 나는 부족함이 없고 검소함에 만족해도 부모, 배우자, 자식의 삶의 가치는 다를 수 있다. 내 삶의 가치를 다른 가족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삶의 가치는 풍요와 쇼핑과 좋은 음식에서 올 수 있다. 부양의 책임이 있다면 이런 가족의 욕구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도 못한다. 마음의 가난은 명상과 독서로 보충할 수 있지만 경제적 가난은 모든 선한 의지를 거두어가고 마지막 한 방울 남은 자존감마저 앗아간다. 빈곤은 예의도 품위도 없다.  음식을 굶을 정도가 되거나 거처가 사라지면 인간의 존엄을 지킬 방법이 없다. 빚을 지는 일이라도 생기면 하루는 몇 달처럼 길고 한 달은 하루처럼 짧아진다. 매일매일 배는 고픈데 빚 갚는 날은 매달 날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가난은 가족의 근간을 해체시킬 수 있다. 가난이 길어지면 오히려 탐욕이 생기며 울분이 쌓이고 몸에 화가 생기며 건강을 해치게 된다. 삶이 어려워진 사람은 마음의 여유와 평정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 힘들고 쉽게 상처를 받고 불평과 원망이 늘어나면서 인간관계가 부서진다. "가난은 낭만이나 겸손함이라는 단어로 덮어놓기엔 너무나도 무서운 일이다. 가난하게 태어난 건 죄가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나의 잘못이다"라고 빌 게이츠는 말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의 시작은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어떤 부자를 경멸할 수 는 있어도 부를 경멸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반드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고,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에서 부자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 믿음이 실행하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도전하게 만들어주며 길을 만들기 때문이다. 실행해야 하니 저축하게 되고 고민하다 보면 공부하게 되고 도전하려다 보니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게 된다. 사실 천만장자, 억만장자 같은 부자는 노력만 가지고는 안 된다. 타고난 재주와 시대적 환경, 그리고 운이 함께할 때 생기는 일이다.  그러나 백만장자까지는 누구나 노력으로 갈 수 있다. 성실하고 절제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빠르면 40대, 늦어도 50대엔 백만장자로 살 수 있다. 가난이 생각보다 잔인하듯이 부자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행복하다.  

 

 

 

 

(…) 주식은 자기들끼리 오르다 떨어졌는데 피해는 내가 당하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빚이 있기 때문이다. 빚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자산 변동이 내 자산에까지 변동을 주고 그 영향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주가 변동성이나 국채 이자율 추이에 대해 설명하지만 실상은 인간의 욕망과 좌절을 이해시키기 위해 숫자로 설명할 뿐이다.

     젊은 청년이 세상의 가장 고결한 진리를 얻기 위해 사물의 이치를 배우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공부다. 그의 나이 35세에 바이샤카월의 만월의 밤에 대각을 하고 부처가 되신 싯타르타도 보리수나무 밑에서 계속 묵상만 하신 게 아니다.  처음엔 바라문 고행자를 선생으로 모시고 단식과 결과부자를 유지하는 등 온갖 고행을 했고 브라만교의 행자에게서 요가도 배웠다. 결국 왕위를 물려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석가의 아버지는 다섯 명의 선생을 보내 아들을 6년 동안이나 개인교습을 시켰다. 대학교수 다섯명에게 집중 과외를 받으셨던 것이다. 

     

 

 

 

 

(…) 되기 위해서는 언어와 수학을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과 사업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지극히 세속적인 투자 세계에서도 나만의 철학이 탄생한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한 분야의 대가가 된 사람들을 철학자라 생각한다. 위대한 철학자는 생각의 각성에서만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지독하고 지루한 공부와 몸의 움직임 끝에서 탄생한다고 믿는다. 

 

 

 

 

     (…) 현재 운영하는 사업체에 붓는 정성의 반정도만 부동산 공부에 쏟으면 매물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동산은 그 자체로 임대료를 통한 일종의 투자 배당금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므로 레버러지를 강하게 쓸 수 있다. 생각보다 쉽다는 얘기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쉽다는 것이다. 

     '임대로를 내는 사람이 건물주' 라는 말을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절대로 잊지 않는다면 어느 날 건물주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이를 잊으면 매년 올라간 임대료에 허덕이다 이리저리 매장을 옮겨가며 건물주 욕이나 하며 사는 신세가 될 것이다. 건물 하나만 내 것으로 잘 잡아 융자를 갚고 나면 그다음부턴 레버러지로 다른 건물들을 살 수 있따. 그만큼 특별한 투자 상품이니 욕망을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반면, 인간 군중의 투자 심리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저항을 따라 매매하는 트레이더들이 있다. 

      같은 회사의 주식을 사고팔아도 한 사람은 회사와 동업을 하는 경우고 한 사람은 앞의 사람에게 사서 뒷사람에게 파는 유통 거래자다. (…) 물어보는 사람도 자신이 트레이더(Trader)인지 인베스터(Investor)인지를 알아야 하고, 대답하는 사람도 질문자가 트레이더인지 투자자인지 알고 대답해야 한다. 

      질문하는 행위는 바람직한 일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지만 질문하는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는 예외다. 투자는 직접적으로 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말 한마디에 따른 결정 하나가 실제 수익과 깊은 연관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답하는 사람이 답을 아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성을 공격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는 자산가라는 이유로 대우도 받고 이름도 알려져서 사치와 허영이 문 밖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 자신과 걸맞은 집, 차, 음식, 친구, 명품을 찾기 시작한다. 금융, 정치, 경제를 보는 눈도 일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더 이상 선생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선생이 되거나 어른 행세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자산이 허물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집을 짓는 데는 3년이 걸려도 허무는 데는 하루면 끝난다. 자산을 가진 사람이 자산을 유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바르게 투자돼 있어야 할 자산을 관리하지 못한 탓이다. 세상에서 투자는 가장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투자다.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투자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분야다. 통찰과 거시적 안목이 함께해야 하고 들어옴과 나옴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순식간에 성벽이 무너져내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마지막으로 돈을 쓰는 능력은 고도의 정치기술과 같다. 검소하되 인색하면 안 된다. 나는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가족이나 주변에 강요하면 안 된다. 

 

 

 

 

 

(…) 동시에 질병이 번지고 사람이 죽어야 주가가 더 오르는 게 사실이다. 경영진이나 투자자라면 어떤 마음이 생길지 짐작이 간다. 

     (…) 사실 이 글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글이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필요한 일이기 떄문이다. 하지만 내 자산 안에 슬픈 돈이나 불행에 기초한 돈을 함께 넣어놓고 싶지 않다. 내가 버는 돈도 돈마다 사연이 있다. 어려서는 황순원의⎡소나기⎦를 읽고 청순가련형의 소녀가 이상형이었지만 나이가 들어서 보니 청순가련형은 가족이 될 만한 여자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밝고 명랑하고 유쾌한 사람과 살아야 행복하다. 안사람만 우울해해도 모두가 눈치를 보고 집안이 침울해진다. 

     그렇다. 돈 역시 우울하고 어두운 것은 멀리하기를 권한다. 같이 있는 돈들이 떠날까 걱정된다. 

 

 

 

 

     사실 부채에는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가 있다. 나는 나쁜 부채를 멀리하겠다는 결심 때문에 좋은 부채까지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경영자나 투자자로서 무능하다고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내 개인적 트라우마가 사업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때문에 극히 제한된 보수적 경영이 이어지고 ㅈ잘못하면 경쟁자나 시장의 평균 이익을 따라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수많은 대형 회사가 회사에 보유금을 쌓아놓고도 회사채를 발행해 추가 수익을 만드는 것에 익숙하다. 신용이 돈이기에 신용이 있다면 그 신용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함에도 나는 그냥 묶어놓은 것이다. 

(…) 그래서 빚은 그저 남의 돈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멀리하려는 게 일반적이다. 사실 돈은 빌리는 순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 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곧 내 자산이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빚도 많아질수록 부자가 되는 것이다. 단지 조건이 붙는다. 이 조건에 맞게 돈을 사용하면 좋은 부채가 되는 것이고 이 조건을 어기면 나쁜 부채가 된다. 사실 부채는 좋은 부채나 나쁜 부채가 원래 정해져 오는 것이 아니고 각 개인이 이 부채를 친구로 만들지, 악당으로 만들지를 결정한다. 부채를 좋은 부채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소비에 사용하면 안된다.(…) 반드시 추가 이익이나 자본 확장이 일어날 곳에 사용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일정한 수입이 있고 이후 이 부채로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도록 만들어놔야 한다. 아무리 좋은 투자라도 일정한 현금흐름이 보장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게 된다. (…) 부채의 이자를 일정하게 지불할 여력이 있거나 부채 자체가 발생시킨 이익이 이를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 

     (…) 다시 말해 내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가는 부채는 나쁜 부채고, 나에게 돈을 가져다주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부채는 나쁜 부채고, 내 통제 안에서 움직이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 '빚은 절대 안 된다'라는 말은 부채의 기능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 

 

 

 

 

(…) 해야되는 상황이 오면 답안지 안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다. 억지는 오히려 일을 그르치고 무례한 사람이 되게 하지만 정보에 기반한 요청은 나에겐 이득이 되고 상대에겐 최소한 손해가 되지 않는다. 기내에서 남은 도시락은 어차피 도착하자마자 폐기해야 하며, 식당은 버려질 수 있는 식재료로 품위를 잃지 않고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은행은 고객을 하나라도 더 얻을 수 있다. 세상에 모든 것은 흥정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나의 운명은 나의 선택을 통해 결정된다. 남이 만들어놓은 선택 안에서만 선택해야 한다고 믿으면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이 만들어놓은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선택권을 늘려야 하고 그 선택이 나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기 위해 다른 선택지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때때로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 누구나 공포를 느낀다. 그나마 공포를 덜 느끼기 위해 분할매수를 하고 미수를 쓰지 않고 적정 가치 이하에서 구매를 마쳤다면 경쟁방송 TV와 주가 모니터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

     신기한 일이다. 전망이 틀릴수록 이론이나 논리가 너무 정교하다. 듣다 보면 적정 가치와 분할매수의 가죽장갑은 낱낱이 해체되어 손가락을 자르고 손목을 자르게 된다. 그러나 주식 시황 방송을 보고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단언한다. 시황 분석을 하는 전문가들의 두세 달 전 방송만 돌려봐도 얼마나 의젓하고 품위 있게 예측을 잘못하는지 보게 된다.

     제발 매매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으로 투자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투자 방송국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이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를 묻고 대답하는 행위야말로 주식시장의 중요 가치를 허무는 일이다. (…)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주지 않는다. 시장엔 거래만 있을 뿐 투자가 없다. 그러니 증권투자를 했다가 망했다는 사람만 득실거리는 것이다. 

     (…) 미래는 항상 새로운 것인데 과거에서 유추한 미래를 그렸다.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투자를 진행하면 수익이 나지만 현재 발생 데이터는 새로운 과거라는 것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이것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재산을 날린 후였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자 도박이었다. 투자를 잘못 배우는 바람에 수년 동안 모아온 재산을 날리고 빚을 지고 이후 아까운 20년을 투자도 못하고 허비한 것이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용기와 그 칼을 잡았을 때 다쳤던 상척 ㅏ아무는 날, 칼날 손잡이를 제대로 잡고 일군 곡식을 베는 추수의 계절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배운 것은 나이 50이 다 되어서다.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부디 젊은이들에게 내 실수가 고스란히 경험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내가 정한 가격이 내 자본의 크기와 임대이익률에 기준할 뿐 상대가 부르는 가격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제시하는 가격에 모욕을 느끼는 셀러도 있지만 내가 그 가격에 사면 그 모욕을 내가 당하게 된다.

     '아님 말고' 정신이다. 주식도 내가 원하는 가격에 다다르면 지정가로 산다. 굳이 쫓아가서 매달리지 않는다. 배당률을 확인하고 적정 가격을 산정하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1년이고 기다린다. 매번 시장에서 이익을 남길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나의 손실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 매물에서 이익을 남겨도 되기 때문이다. 흥정이 오지 않으면 흥정을 하지 않는다. 매정한 애인이다. '아님 말고'다.

 

 

 

 

(…) 부모의 잘못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특이한 도전 정신을 '후츠파' 정신이라고 부르는데 후츠파란 뻔뻔하고 당돌하고 저돌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뜻한다.

     집안에 뻔뻔하고 당돌하고 말 안 듣고 건방진 자녀가 한명씩은 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저항하고 따진다면 이 아이가 사업가가 될 아이다. 이런 아이에게 도전과 창업을 격려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주지 못했기에 유능하고 창의적인 아이들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교사가 꿈이 되어버린 것이다. (…) 

      번번이 실패해도 한 번만 성공하면 된다.

 

 

 

 

(…) 위치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려면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에티켓이 자신과 자기 사업체의 품격을 높여준다. 

     서울에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산다고 하나 우리는 아직 국제 기준의 에티켓을 배우지 못했다. 한국 사업가들이 외국에서도 사업을 하려면 국제 규격에 맞는 행동양식을 배워야 한다. Manner Maketh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 해리의 유명한 대사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MBA과정에 참여한 CEO를 대상으로 '당신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조사를 한 결과 93%가 매너를 뽑았다. 매너는 교육이자, 습관이요,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다. 국제적 성공도 매너에서 시작된다. 

 

 

 

 

     회사를 창업하거나 현재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은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출구전략은 사업초기부터 계획돼 있어야 방향성을 갖게 된다. 사업을 하면서 출구전략을 전혀 고민하지 않거나 심지어 이런 말을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 이것을 평생 할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평생 동안 할 사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업 환경은 날마다 변하고 나의 재정적 상태나 능력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사업은 세 가지 정도의 출구전략으로 나뉜다. 이 세 가지 전략 중에 자신에게 어떤 것이 가장 유용한가에 대한 결정은 자신이 소유한 사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달려 있다.

 

 

     본인의 사업체가 현재 아주 잘되고 있어도 앞으로 몇 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의 꿈이 바로 출구전략 없는 출구전략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 세 가지 출구전략을 놓고 자신의 사업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해놓아야 한다. 미리 준비하면 이에 맞춰 자신의 사업 방향을 면밀하게 조정해나갈 수 있고 투자 방향과 한계를 미리 계산할 수 있다. 선택한 전략에 따라 설비, 시설개선, 증설, 부동산 매입 등의 큰 결정을 쉽게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자금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

     (…) 사업에서 물러설 때도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똑똑하고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음모론에 더 잘 빠진다. 불확실성을 유난히 싫어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정치요소나 이해하지 못할 경제 환경이 나타나면 이를 설명하려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설명이 분명치 않을 때 음모론은 쉽고 간단한 답이 된다. 종교의 원리주의자들이나 양극단의 보수나 진보 지식인들도 음모론에 쉽게 동화된다. 

     또한 이들의 지적/학문적 권위를 인정하는 다수에 의해 음모론은 힘을 얻고 대중을 설득하게 된다. (…) 이런 비합리적인 믿음의 덫을 '지적 블랙홀'이라고 이름 지었다. 우리의 일상 대화 속에까지 이런 비합리적인 믿음과 주장이 범람하고 엘리트들조차 이런 믿음과 주장에 현혹되는 이유는 논리와 이론이 매우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변의 이성적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자신들의 믿음 체계를 만들어낸다. 사실에 근거한 판단보다 주장에 맞는 근거들만 찾아 점점 자기들만의 세상으로 들어가버린다.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들을 나열하거나, 모호한 말로 심오한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듯 가장한다. 히틀러의 탄생과 911 테러 사건 같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모두 예견했다고 하는 중세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이런 모호함 때문에 아직 존재하고 있다. 직접적 언급이 없음에도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달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은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중에도 믿는 사람이 많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으면 그것은 그들에게 일종의 신앙이 된다. 논리나 증거는 더 이상 필요 없다. 

(…) 호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해석하는 데 이만큼 쉬운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하나에 30만 달러가 될 것이라든가, 강남 부동산이 반값 이하로 폭락할 거라는 소문은 음모와 희망과 예측이 범벅된 경우다. 누군가 이런 예측에 논리적 데이터를 접목하면 음모는 사라지고 과학적 예측만 남는다. 이런 논리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것이 쉬운 말로 설명이 가능한지를 보면 쉽게 구분된다.

     상식은 과장, 허구, 왜곡, 사기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도구다. 많이 배운 사람이 더 상식적인 사람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상식은 지식과는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사람들 사이의 여러 생각과 의견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지혜와 지식과 도덕이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그러므로 상식은 역사, 법, 관습, 신앙, 논리, 이성보다 위에 선다. 상식은 별도의 탐구나 공부가 필요 없고 특별한 노력 없어도 대부분의 사람이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보편적 지식이나 식견이다. 그러므로 상식은 쉬운 말로 표현이 가능하다. 

     음모에 빠지는 순간, 상식을 벗어난다. 편협한 생각과 지적 우월감이 상식이 들어올 자리를 없애버린다. 유명 대학, 좋은 직업, 뛰어난 실적을 지닌 사람은 특별한 상식을 벗어나지 않도록 더더욱 자신을 살펴야 한다. 사업은 물론이고 인생도 상식을 벗어나는 순간, 패자로 전락하고 좋은 친구들이 떠나고 가난한 괴짜로 인생을 마칠 확률이 높아진다. 

 

 

 

 

 

(…) 차트 거래는 실험 모델이었으며 옵션은 대형 펀드 투자자들의 헤지 모델이었고 외환은 국제적 전문가 영역이라는 정도를 알게 된 것이다. 나의 무지와 욕심이 결국 이렇게 만든 것이다. 내가 사기를 당했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나의 욕심과 무지함 때문이었다.

     다행히 나는 그 이후로 누구에게도 사기를 당한 적이 없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모르는 영역엔 관여하지 않으면 사기에 노출되지 않는다. 이익이 많다는 모든 제안에서 물러나고 내가 아는 영역 안에서만 투자를 진행하면 거의 모든 사기의 위험에서 멀어지게 된다.

     내겐 제안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거절하면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좋은 투자를 거절한다는 건 그들에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거절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이익이 너무 많고 사업 모델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할 수있는 사업 모델이 아니라면, 사고가 생겨도 사업을 제어할 수 없고 예상이익이 많아진다는 예측은 리스크도 크다는 뜻이다.

     사고처럼 한순간에 당하는 사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두고, 배는 가득 채우지 말고 조금 부족한 듯 채우라는 말을 '두량 족난 복팔분'이라고 한다. 이 말은 나의 투자 철학이기도 하다. (…) 

      복팔분이랑 배의 80% 정도가 차면 식사를 그치라는 교훈이다. 이 가르침을 따르면 몸의 순환이 좋아져서 달리 병이 생기지 않고 배를 가득 채움으로써 생기는 모든 병을 미리 막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자연의 동물들은 달리 운동을 하거나 건강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산다. 사람도 두량 족난 복팔분만 지켜도 무리 없이 살 수 있다. (…) 비단 건강을 위해 음식을 절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돈을 벌고 쓰는 모든 과정에 이 교훈을 적용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현장에 다녀보고 알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돈을 쓸 때는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에 지출한다. 투자를 할 때는 게걸스럽게 욕심을 내지 않고 배가 부르기 전에 일어서는 것이 윤택한 삶을 가장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이익만 챙기는 것이며 이 원리가 복팔분이다. 투자를 할 때 매수 못지않게 매도도 어렵다. 아무리 매수 타이밍을 잘 포착해 성공했어도 매도에 실패하면 원금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가 어려운 것은 욕심을 부려서다. 

     욕심을 절제할 수 있으면 오히려 옳은 매도가 나온다. 100분의 1초짜리 전자시계를 가지고 가장 높은 숫자에 정지 시켜보려면 100을 넘기기 쉽다. 투자는 100%를 지나면 0%가 될 수 있기에 결국 80%이면 가장 높은 점수다. 복팔분의 교훈을 주식이나 주식에서 모두 지키기 바란다. 

 

 

 

 

부는 삶의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열심히 산다고 모두 부자가 되었다면 이 세상은 이미 공평하게 모두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은 정말 열심히 (...) 부족하다.

     그 이유는 방향성이 옳지 않기 때문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부지런함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줄 알고 있다. 일의 양을 늘려 부자가 되려 하지만 일과 저축을 통해 부자가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 부자는 수입 규모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지출 관리에서 나온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지 말고 정기적인 지출은 모두 줄여야 한다. 수입 중에서 가장 좋은 수입은 정기적으로 매달 들어오는 돈이고 가장 나쁜 돈은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이다. 

 

 

 

 

 

   역사에 대해 우리가 크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 있다. 역사는 강자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지만 사실은 약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정확하게는 약자가 강자를 이긴 기록이다. 정확하게는 약자가 강자를 이긴 기록이다. 약자가 강자가 돼가는 과정에 인간은 감동하고 희열을 느끼는 것이며 승자가 된 이후에 이 과정을 기록한 것이 역사다.

     인간은 약자가 강자를 이길 때 희열을 느끼고, 약자에 자신을 투영하여 강자를 쓰러뜨릴 때 대리만족을 느낀다. 실제로 역사를 들여다보면 약자가 강자를 물리친 경우는 허다하다. 

(…) 우리는 이미 강자의 모습만 보기 때문에 그들이 전에는 약자였고 당시 강자들을 이기고 그 자리에 올라선 것을 상상하지 못하낟. 이들은 하나같이 기존 시장의 강자 전략과 차별화여하여 1등을 무력화하며 그 자리에 올랐다. 강자는 강자이기에 갖고 있는 약점이 있다. 그 약점 때문에 싸움이 불가능해 보이는 약자와의 싸움에서 엄청난 강자들이 번번이 넘어가버리낟.

     강자들은 그 규모 자체가 커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알아도 실행이 더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약자가 전략을 바꾸고 빠른 속도와 실행력으로 도전하면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다. 약자가 계속 약자로 머물거나 강자가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자를 이길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기싸움에서 이미 지고 있기 때문에 도전의식이 생겨나지 않고 도전할 마음이 없으니 실행도 하지 않는다. 

     생각을 바꾸면 강자야말로 약자의 밥이다. 이들이 보지 못하는 곳이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 개선하고 도전하는 일은 약자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강자를 겁낼 이유가 전혀 없다. 

     (…)

     우리가 약자이던 시절에 나는 무서움이 없었다. 그래서 언젠가 이름도 모를 작은 회사가 독특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우리 발목을 잡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제 공격만 하면 되던 우리의 시절은 지나갔다. 방어와 공격을 같이해야 하는 강자가 된 순간, 자칫 방심하면 약자에게 쓰러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를 쓰러트릴 회사는 강자가 아닌 약자이기 때문이다. 

     

 

 

 

 

      (…) 이런 내가 만약에 다시 망한다면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다시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나의 부지런함과 사업을 보는 안목의 힘으로 작은 부자로 살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을 넘어가는 것은 아무것도 자신할 수 없다. 한번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또 성공시키는 비율은 처음 사업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율보다 그다지 높지 않다. 만약 하늘의 뜻을 받은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이라면 함부로 살아도 다시 부자가 되는 운명을 가졌단 얘기다. 이 말을 반대로 하면 큰 부자는 본래 한르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에 하늘의 뜻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큰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 부자가 되는 운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상황이 있는 것뿐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고 근면한 것은 부자의 요소일 뿐이다. 정말 큰 부자가 될 때는 우연히 마침 그날 그 자리에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사업에서 성공한 것 역시 운이다. 이 사업이 시작되고 확장되는 시기에 내가 그 도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이 실력이 아니고 운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실력이라면 나는 언제고 어느 도시에서든 다시 성공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대단한 것은 딱 한 가지다. 그것이 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주어진 부에 대해 항상 감사하고 겸손해져야 하는 근본적 이유다. 

     

 

 

 

     나는 내가 무엇을 바꾸고 싶거나 깊은 염원이 있으면 100일을 계속하는 버릇이 있다.내가 100일 동안 그 행동을 했다는 것은 바꿀 수 있다는 뜻이고 절박하게 노력했다는 뜻이다. 원하는 것을 100번씩 100일 동안 써보는 것은 그것을 나에게 증명해내는 시간이다. 

     ⎡중용⎦에 나오는 능구라는 단어의 구는 지속(duration)을 의미한다. 구체적 기간은 3개월을 뜻한다. 3개월만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본질이 바뀐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도올 선생을 통해 듣게 된 이 교훈으로 3개월 혹은 100을 꾸준히 하는 개념이 아주 오래된 가르침임을 알게 됐다. 

     공부는 중국어로 '꽁호우'라고 발음하며 영어로는 'to study'로 번역되지만 사실은 몸의 단련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능구와 공부, 즉 지속적으로 3개월간 내 몸을 단련시키는 일을 해내는 사람은 무엇이든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실천의 지속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되었든 바꾸고 개선하고 싶은 게 있다면 3개월만 지속하기를 권한다. 반드시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다면 저녁 5시 이후엔 먹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3개월 동안 실행해보자. 담배를 끊고 싶으면 3개월을 참고 가슴 근육을 키우고 싶으면 3개월만 팔굽혀펴기를 하자.(…) 100일만 운동을 가르치고 독려하면 그들의 인생이 바뀐다는 믿음이다.

     구체적으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 달이나 내년에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려야 한다. 돈을 벌고 투자하는 것도 노력하고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진지하게 삶을 살아야 겨우 자리를 잡는 것이 인생이다. 우연히 시간 나는 대로 하다가 어쩌다 보니 오는 행운은 행운이 아니라 불행이다. 자기가 만든 게 아닌 행운을 갖고 있으면 언젠간 누군가가 반드시 되찾으러 온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지속적으로 해보자. 어려워도 100일만 해보자. 100일이 어려우니 3개월만 해보자. 능구와 공부, 왠지 당기지 않는가? 제발 당기기 바란다. 

 

 

 

 

     이후 이 양반의 기준이 나의 부동산 매입 기준이 됐다. 당연히 지하철 역 앞에 있는 건물은 비싸다. 그러나 임대인과 임대인의 수준을 고를 수 있고 현금화가 손쉽다면 비싼 것이 가장 싼 것이다. 나는 지금도 건물을 살 때는 크기보다 로케이션(장소, 위치)를 보고, 이익률보다 로케이션을 보고, 빌딩의 연도보다 로케이션을 본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가 아닌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크고 안전한 이익은 로케이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부동산에 대해 완벽한 자신이 생기기 이전에도 로케이션 중심으로 구매했을 때는 크게 실수한 일이 없었다.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는 큰길로 다니면 된다. 분명 큰길이 있는데도 지름길을 찾겠다고 샛길을 찾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거나 다시 돌아가야 할 때가 많다. 자신의 방향 감각을 믿다가 완전히 길을 잃을 수 있다. 특정 자산 영역에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길을 잃지 않으려면 그 자산이 말하는 큰길을 찾아가면 된다. 

     이것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시장에 투자를 할 경우 아주 유용한 팁이다. 나는  주식을 살 때도 해당 업계에 대한 (…) 

     다들 홀인원에 관심을 갖고 버디를 가볍게 생각한다. 보기나 더블보기만 하지 않아도 친구 사이에서 우수한 선수일 수 있다. 자신이 모르는 것과 제어할 수 없는 것을 줄여나가는 것이 최고의 투자가들이 늘 하는 일이다. 

     큰길로만 다니면 평생 흥미로운 것도 못 보고 뒷골목에 먹자골목이 생겨서 다들 떼돈을 벌 때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 즉, 리스크를 너무 줄이려다 보면 평균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들의 평균 이익보다 내 이익이 적다고 해서 빈털터리가 되지는 않는다. 한번 발생하면 빈털터리가 될 실수는 절대 하지 마라. 한번 낙오되면 절대 이 시장에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그 동네 사람이 되어 모든 골목을 구석구석 알게 되기 전까지는 반드시 큰길로 다니기 바란다. 

 

 

 

나는 책이야말로 여전히 삶의 가장 좋은 도구라고 믿는다.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자료를 찾아낼 수도 있지만 책이 주는 내밀한 정보를 따라갈 수는 없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한 달에 20여 권의 책을 산다. 관심사가 다양해서 독서량이 많은 편이다. (…) 

     다행히 나는 책을 상당히 빨리 읽는 편이다. 300페이지 내외의 책은 두세 시간이면 읽는다. 필요하면 밑줄도 긋고 어떤 문장이나 단어를 읽고 나의 의견이 떠오르면 여백에 적어 놓기도 한다. 책의 내용과 다른 생각이 떠올라도 그냥 적어놓는다. 제목과 달리 내용이 부실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굳이 끝까지 읽지 않는다. (…) 

     나의 서재에는 수천 권의 책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이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었을까? 아니다. 책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지 못한다. 책을 해석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스스로 질문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당신은 부자의 길을 만난다. 

     흔히 책을 읽으면 저자에게 몰입되어 어디서 이런 대단한 생각이나 판단을 했을까 궁금해하며 지적 포로가 된다. 책에 나온 모든 글을, 사실을 넘어 진리로 받아들이고 자기의 생각을 버린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한 저자의 글이나 위대한 학자의 이론이라도 모두 옳을 수만은 없다. 성경도 오역과 빠진 부분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저자에게 빠져 필사를 하고 저자보다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부분이 옳다는 것만 보고 그 밖의 부분이 모두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기에 생기는 일이다. 그러면 어느 부분이 옳고 어느 부분이 틀린 것일까? 

     그것을 알려주는 '책'이 따로 있다. 책을 읽고 감화를 받은 뒤 정신에 지적 무게가 얹어지면서 오히려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라면 독서량이 많아질수록 어깨가 내려가고 무릎이 바닥에 닿는다. 거인들의 등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거인들의 엉덩이에 깔린 것이다. 이럴 때 어깨를 펴고 무릎을 세우면서 거인과 함께 걷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그 책은 바로 '산책'이다. 산책을 통해 살아 있는 책을 접하는 것이다 .의심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는 책은 아무리 읽어도 죽은 책이다. 

     산책을 통해 책으로 얻은 주제와 관점을 생각하며 자기 스스로의 기준으로 작가의 권위에 무조건 굴복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내려간 어깨와 굽어진 무릎을 펴고 스스로 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무릎은 다시 굽혀질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다리에 근육이 생기고 어깨가 펴지면서 스스로 우뚝 서는 날이 있을 것이다. 산책과 자문을 통해 의심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길을 걷거나 조용히 앉아 오늘 읽은 책의 내용을 숙고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그러면 아무리 위대한 선생이 쓴 책이라도 페이지를 늘리기 위해서 쓴 헛소리라는 게, 단순히 팔기 위한 목적에 따라 이론을 만들어낸 자기계발서라는 게 보인다. 당신 마음의 무릎이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산책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하니 하루에 만 보 이상 걷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