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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99duuk 2024. 11. 1. 14:01

네 명의 주요 인물—토마시, 프란츠, 사비나, 테레자—는 각기 다른 삶의 철학과 감정, 관계에서의 태도를 통해 독자에게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탐구하게 합니다. 

 

 

  • 토마시: 주인공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격의 외과 의사입니다. 그는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지니며, 개인적 자유를 중시하는 동시에 삶의 ‘가벼움’을 즐기는 인물입니다. 사비나와 불륜 관계에 있지만, 테레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순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 테레자: 토마시의 아내로, 그의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녀는 삶의 의미와 관계의 깊이를 중시하고, 토마시에게 헌신적입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토마시와 사비나의 관계에 대한 질투와 불안에 시달리며, 관계의 '무거움'을 지닌 인물로 그려집니다.
  • 사비나: 토마시의 연인이자 예술가로, 자유롭고 반항적인 성향을 지닌 여성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얽매임을 피하며, 사회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삶의 가벼움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존재에 대한 허무함과 방황도 존재합니다.
  • 프란츠: 사비나의 또 다른 연인으로, 이상주의적이고 감성적인 성향의 지식인입니다. 그는 사랑에 있어 헌신적이지만, 사비나와의 관계에서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프란츠는 테레자와 비슷하게 관계에서 무게를 중시하며, 그로 인해 종종 혼란을 겪습니다.
  • 카레닌: 카레닌은 테레자와 토마시가 기르는 개로, 단순한 반려동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입니다. 카레닌은 테레자가 세상의 고통과 분열감을 치유받고 위안을 얻는 존재로,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무거운 감정과 복잡함을 대신하여 순수한 사랑과 평온함을 제공합니다. 쿤데라는 카레닌을 통해 무조건적인 사랑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독자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 인물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 자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서로에게 깊이 영향을 미치며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 토마시 - 사비나
    • 소설 초반에서 토마시와 사비나는 서로 사랑이 아닌 육체적 친밀함을 즐기는 관계입니다. 토마시는 결혼이나 얽매임을 피하고 자유로운 관계를 선호하며, 사비나 역시 비슷한 성향을 지닌 인물로 자유를 중시합니다. 둘은 서로 감정적 집착 없이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며 관계를 유지하지만, 사비나는 토마시에게 자신만의 독립적인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 토마시 - 테레자
    • 테레자는 토마시와 정반대 성향의 인물로, 무게 있는 사랑과 헌신을 원합니다. 둘은 우연히 만나 결혼하게 되며, 토마시는 테레자에게 깊은 애정을 느끼지만 관계에서 오는 얽매임을 혼란스러워합니다. 테레자는 토마시와 사비나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지만, 토마시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 관계는 토마시가 점차 자신의 ‘가벼움’과 테레자의 ‘무거움’ 사이에서 고민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 사비나 - 프란츠
    • 사비나는 후에 토마시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이상주의적이고 감성적인 프란츠와 불륜 관계를 시작합니다. 프란츠는 사비나와의 관계에서 진정한 사랑과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사비나는 그에게 헌신하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를 지킵니다. 프란츠는 사비나에게 몰두하지만, 결국 사비나가 그의 기대를 채우지 못하면서 관계는 균열이 생깁니다.
  • 테레자와 카레닌
    • 테레자는 토마시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과 고독을 치유하기 위해 개인 카레닌에게 애정을 쏟습니다. 카레닌은 테레자에게 위로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제공하며, 토마시와의 관계가 어려울 때 큰 위안을 줍니다. 카레닌을 통해 테레자는 관계의 순수함과 안정감을 느끼며, 그 사랑의 무게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후,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토마시와 테레자는 프라하를 떠나 시골로 이주하며, 삶의 무게와 가벼움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들의 관계는 각자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에 대한 이해와 갈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복합적인 본질을 탐구하게 해줍니다.

 


 

사비나와 토마시의 관계는 사비나가 자유를 추구하는 삶을 선택하면서 점차 소원해지며 끝이 납니다. 사비나는 예술가로서 얽매임을 피하고 자유로운 삶을 중시하는 인물인데, 그녀의 이 가치관은 토마시와 공통적이긴 했지만, 결국 테레자와의 관계에서 느낀 내적 갈등으로 인해 토마시가 점차 사비나와 거리를 두게 됩니다. 토마시는 테레자와의 관계에서 무거운 사랑의 의미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사비나와의 가벼운 관계에서 멀어지게 되죠.

 

결국, 사비나는 스위스로 떠나고, 그곳에서 프란츠와 관계를 맺습니다. 프란츠는 철학과 교수로, 감성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입니다. 프란츠는 결혼한 상태였지만 사비나와의 불륜을 통해 사랑의 이상을 추구하며 헌신하려 하지만, 사비나는 프란츠의 기대와는 달리 자유와 독립을 중시하여 그와의 관계에서 벗어납니다.

 

 

 


 

사비나가 토마시와 헤어지기로 결심하는 데는 토마시의 사진 촬영 제안이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토마시는 사비나에게 그녀의 누드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는데, 이는 사비나에게 매우 불쾌하고 모욕적으로 다가옵니다. 사비나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자유와 독립을 중요하게 여겼기에, 토마시의 이 제안을 자신을 소유하려는 시도로 느낍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비나는 토마시와의 관계를 끝내고, 더 이상 그와 함께할 수 없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밀란 쿤데라는 ‘키치(Kitsch)’라는 개념을 중요한 주제로 다룹니다. 키치는 단순히 저속한 예술이나 싸구려 장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와 삶에 깊이 뿌리 내린 자기 위안과 피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1. 키치의 기본 개념

키치는 독일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진정한 예술성이나 감정을 배제하고 감각적인 만족과 단순한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예술 또는 싸구려 취향의 예술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감동을 강요하는 상투적이고 정형화된 예술 작품이나, 아름다움과 행복을 단순화하여 보여주는 표현들을 키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쿤데라의 키치 개념

쿤데라는 이 개념을 사회적·정치적 의미로 확장하여, 사람들이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고, 피상적인 아름다움과 행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으로 설명합니다. 그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속이고 위안받는 방식으로 키치를 사용한다고 비판합니다. 키치는 사람들이 모순적인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일면적인 긍정성과 만족에 안주하려는 마음을 반영하는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3. 키치에 내포된 의미

쿤데라는 키치를 단순히 저속하거나 수준 낮은 예술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진실한 삶을 거부하는 하나의 철학적 태도로 봅니다. 키치는 불편한 현실, 복잡한 감정, 모순된 상황을 감추고, 오직 표면적인 긍정성과 아름다움만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의 내적 성찰과 사회적 비판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키치는 자유와 진실을 억누르고, 사람들을 무비판적으로 순응하게 만드는 위험한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쿤데라는 이러한 키치의 개념을 통해, 인간이 진실된 감정을 회피하고 피상적인 위안을 찾을 때 어떻게 자신을 기만하고 스스로를 억압하게 되는지를 비판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키치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속성을 꿰뚫어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를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상황에 결합하여 키치의 예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쿤데라는 키치를 사람들이 복잡한 현실이나 고통을 직면하지 않고 피상적인 아름다움과 긍정성으로 포장하려는 경향으로 보며, 이는 소설의 주요 주제인 ‘존재의 가벼움’과 맞닿아 있습니다.

키치의 개념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쿤데라가 말하는 키치는 단순히 저속한 예술의 취향이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은 내면의 불안과 갈등을 직면하는 대신, 모든 것이 아름답고 조화로운 것으로 포장하고 싶어합니다. 이처럼 키치는 감정의 깊이를 제거하고 일면적 아름다움으로 현실을 덮으려는 태도로, 이를 통해 쿤데라는 인간의 자기 기만과 회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 키치의 예: 정치적, 사회적 키치

소설에서 키치는 특히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 정권이 선전하는 낙관적이고 이상화된 사회주의 이미지로 구체화됩니다. 이 정권은 자신들의 체제를 ‘완벽한 사회’로 포장하며, 인민들이 통일된 이상향 속에서 살고 있다는 환상을 키치로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체제의 억압과 고통이 존재하지만, 체제는 이 불편한 진실을 억누르며 피상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이죠. 이는 사람들이 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현실을 이상화하는 데 익숙해지게 만듭니다.

인물들과 키치의 관계

각 인물도 키치와의 관계를 통해 독특한 방식으로 존재의 무게와 가벼움을 느낍니다.

  • 테레자는 키치에 저항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아름다운 것만 보려 하지 않고, 삶의 무게와 고통을 직시하려 합니다. 이는 테레자가 토마시와의 사랑에서 진정한 헌신과 깊이를 찾으려는 모습에서도 나타납니다. 테레자는 체제의 억압적 키치에도 거부감을 느끼며, 진정한 현실을 보고자 노력합니다.
  • 사비나는 키치를 극도로 혐오합니다. 그녀는 체제의 억압적 이념과 낙관주의적인 프로파간다를 거부하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려 합니다. 사비나는 예술에서도 피상적 아름다움을 거부하며, 가볍고 얽매임 없는 존재를 지향하지만, 이러한 태도 자체가 그녀에게는 또 하나의 모순이 됩니다.

이처럼 쿤데라는 키치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인물들과 그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결합하여 사람들이 진실을 외면할 때 내적 갈등과 모순이 어떻게 생기는지를 보여줍니다. 키치는 소설 속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인간 존재와 사회의 본질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합니다.

 


 

소설에서 카레닌(테레자와 토마시의 개)이 수술 후 테레자를 깨우며 고통스럽게 돌아오는 장면은 여러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카레닌은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순수한 사랑과 무조건적인 헌신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 장면을 통해 쿤데라는 존재의 무게, 사랑의 의미,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카레닌과 순수한 사랑의 의미

카레닌의 행동은 무조건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테레자와 토마시가 복잡한 사랑의 갈등을 겪는 동안, 카레닌은 어떤 대가나 조건 없이 그들을 사랑합니다. 특히 테레자가 내면의 고통과 불안을 느낄 때, 카레닌은 그녀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로서, 인간 관계의 복잡함과 대비되는 순수하고 무조건적인 헌신의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카레닌의 고통과 존재의 무게

카레닌이 수술 후 돌아와 테레자를 깨우는 모습은 카레닌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본능적으로 돌아오는 무언의 헌신을 드러냅니다. 이는 쿤데라가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존재의 무게와 가벼움"이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입니다. 카레닌은 존재의 고통을 견디고 돌아오며, 이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고통과 무게를 반영합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또한, 이 장면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여줍니다. 카레닌의 수술과 그의 고통은 생명의 한계와 유한성을 상기시킵니다. 특히, 테레자에게 의지하고 돌아오는 카레닌의 모습은 인간과 동물이 경험하는 삶의 유한한 아름다움과 죽음의 불가피성을 상징합니다. 이는 테레자가 존재의 무게와 가벼움을 고민하면서 느끼는 삶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삶이 덧없고도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결국, 카레닌의 이야기는 테레자와 토마시의 갈등을 넘어서, 삶의 의미와 사랑의 진정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쿤데라는 이를 통해 순수한 사랑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독자에게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